


Kanaph (카나프) 블레이드를 출시하면서
카나프 블레이드를 출시하면서 공식 설명글을 연재해 보려고 합니다.
본 글을 통해서 넥시 브랜드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모회사인
탁구닷컴을 운영하는 겟투겟닷컴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에 대해서까지 상세하게 적어 보겠습니다.
넥시를 아껴 주시는 많은 분들의 응원과 관심,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1.
넥시 브랜드
탄생기
넥시의 브랜드 라인업에 대해 기본적인 설명을 먼저 드려야 하겠네요.
넥시는 티바의 에이젼시 회사라는 배경 하에 탄생된
브랜드입니다. 이것은 보는 각도에 따라 약점일 수도 있지만 또 제품 개발에 있어 명확한 캐릭터를
추구하도록 독촉해 주는 고마운 점이기도 합니다.
티바는 훌륭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지만 독일과 프랑스라는 유럽 시장 요구에 비교적 충실하게
제품을 만들어 왔습니다. 상대적으로 일본, 한국 시장에서
차별화 되어 있는 특화된 요구를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운 점들이 있었지요.
대표적인
예로 한국 시장은 대다수가 일본식 펜홀더 그립을 사용해 왔으므로 히노키 표면 제품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많았는데,
상대적으로 유럽 시장에서는 히노키 제품에 대한 수요도 적고 또 해당 소재를 조달하여 제품 제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티바에서 좋은 히노키 제품 공급을 약속하기 어려웠지요.
그러나 한국 시장 내에서의 히노키 표면 제품에 대한 요구는 상당했습니다.
그래서
최초 출시된 넥시의 1세대 제품들은 히노키 표면 제품들이 많았습니다.
즉 히노키 제품 라인업을 갖춤으로 티바가 한국 시장 내에서 결여하고 있는 제품군을 만들어야 하겠다는 것이 넥시 탄생의 중요한
계기였던 것입니다.
당시의
에피소드를 하나 말씀 드리면요, 티바 사장인 롤랜드씨에게 저는 왜 탁구닷컴이 넥시라는 신규 브랜드를
시작해야만 하는가를 장구한 이메일로 작성해서 보냈습니다. 그 내용은 티바에서 이러 이러한 제품군이
결여 되어 있는데, 이것을 내가 직접 만들어서 공급하는 것이 좋겠다,
만약 그것을 만들지 못 하면 해당 시장은 영원히 일본 브랜드들에게 내주고 말 것인데,
그것은 한국 시장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 국내 브랜드로 충분히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티바에게도 궁극적인 이득이 될 것이다..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제 편지를 받고 롤랜드는 저에게 바로 전화를
했습니다. 첫 마디가 이랬지요. ^^
“내
평생에 이렇게 긴 편지는 처음 봤다.”
사실 그 내용을 설명하는 데 대략 A4 용지 10장 정도는 들어간 것 같습니다. 정신 없이 적어 나갔죠. 왜 내가 넥시를 하고 싶은지, 그리고 그것이 왜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일인지 말이지요.
롤랜드씨는
제가 경쟁사와 계약하는 것은 원하지 않지만, 넥시라는 자체 브랜드를 하는 것은 막을 수도 없는 일이고
자신의 권한 밖의 일이므로 눈치 볼 일 없다고 얘기해 줬지요.
2. 일본 브랜드에게 시장을 다 내줄 필요는 없다.
넥시
브랜드를 시작하면서 그것을 시작하게 된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사업을
경영하면서 애국심에 의존해서 마케팅을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가치가 있는
것을 만드는 것이 먼저이지요. 가치가 있으면 애국심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판매할 수 있을
것이구요, 가치가 없다면 심하게 얘기하면 애국심을 이용한 구걸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합니다. 소비자들을 존중한다면 그들에게 진정한 가치를 주는 데 최선을 다할 일이지요.
그런데
애국심과는 조금 다른 차원에서 넥시라는 국내 브랜드를 시작하게 된 것은 크게 두 가지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즉 애국심을 이용한 마케팅을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 식민지 시대를 겪어 왔고 총성
없는 국가간 경쟁이 극심한 현대 사회의 흐름을 고려할 때, 마음 속에서 불쑥 치밀어 오르는 한국
남자로서의 어떤 뜨거운 것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즉 이성적으로는 애국심을 경영에 결부 시키는 것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감성적으로는 저도 역시 한국 사람이라는 현실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이지요.
제가
탁구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한국 시장은 소수의 일본 브랜드들이 과점 상태로 시장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공과 테이블에 대해서만 한국 브랜드들이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지만 용품 시장은 거의 일본 제품 일색이었지요.
그러나
이것은 조금 아이러니한 상황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과 달리 일본의 탁구 실력은 당시 중국, 유럽에 비해서, 또 우리 나라에 비해서도 훨씬 뒤진
상황인데, 왜 한국 선수들이 일본 제품들만 써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끊임 없이 제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나 탁구 협회가 당시만 해도 일본 브랜드를 공급하는 회사의 경영자에게 묶여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속상한 것이 당시 탁구인들에게는 많았지요. 일본 러버를 쓰지 않고 유럽 러버를 쓴다고
시합장에서 러버를 북 뜯겨 버린 일도 있었다고 하고, 시합 나갈 때 티바의 라피드 디텍스를 붙인 한
선수가 시합 전에 몰래 몰래 러버를 숨겨서 출전하고 했다는 얘기도 있던 시절입니다. (두 사례는 제가
본 것이 아니고 들은 얘기들입니다.)
그래서
왜 탁구 시장을 일본 브랜드들에게 내줄 것인가 하는 오기가 제 마음 속에는 탁구 사업을 시작한 이후 줄곧 목까지 차서 넘실대고
있었습니다. 한국 브랜드를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탁월하게
만들면 된다 라는 생각이었죠.
사실
일본 브랜드들은 탁구 선수들에게 많은 투자를 해 왔고 또 좋은 제품들을 만들어 왔기 때문에 시장 내에서 그만한 지배력을 가질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일본이라는 나라와 한국이라는 나라 사이에는 탁구라는 스포츠를 떠나 여러 가지
면에서 해결되지 않은 아픔이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이 문제가 어찌 사업을 하는 저라고 피해갈 수
있는 문제이겠습니까?
그러나 이것을 부추겨서 넥시가 한국 브랜드이니 넥시를 아껴달라고 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이제 벌써 세월이 많이 흘러서 (넥시 제품이 아마 2008년도부터 출시되었을 거에요.) 넥시가 브랜드로 어느 정도 확립이 되었기 때문에 이 얘기를 적습니다만, 그 동안 단 한번도 애국심 마케팅을 하지 않은 것은 그것 자체가 넥시에 대한 모독이기 때문입니다. 넥시가 일본 브랜드 제품보다 더 좋기 때문에 선택되어야 넥시 다운 것이지요. 만약 그렇지 않고 넥시가 애국심에 기대어 호소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브랜드로서는 다소 부끄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극복해야 할 진입 장벽, 유럽 프리미엄
세계
시장을 돌아 다니면서 또 한 가지 크게 느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유럽 프리미엄의
문제입니다.
한국만큼
명품 가방을 선호하는 나라도 드물 건데요, 사실 명품 가방들은 대다수 유럽 브랜드들입니다. 그런데 명품이 존재한다는 것은 곧 귀족 문화의 소산이지요. 그것을
좋게만 봐서 장인 정신이나 역사로만 보는 것은 한편으로 보면 지나친 미화입니다.
유럽은
귀족 문화가 발달했는데 귀족 문화는 곧 극도의 사치 문화입니다. 그들은 최고의 장인들을 자신의 집
하인으로 삼아 일생 동안 자기를 위해 값비싼 가구와 도자기, 테피스트리
(벽에 거는 장식용 카펫 비슷한 것입니다.) 등을 만들게 했습니다. 그것뿐이 아니지요. 유럽의 귀족들은 화가를 고용하고 자기 궁전을
치장하고 세계적인 역량을 갖춘 음악가들을 고용해서 손님 올 때마다 옆에서 음악을 연주하도록 했습니다.
그야말로 돈과 권력이 만들어 낸 최고의 사치를 누린 것입니다.
그래서
그 귀족들을 만족 시키기 위한 각종 세밀한 기술들이 발달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은
그럼 안 그런가? 예, 한국과는 많이 다릅니다. 한국도 사농공상이 있었지만, 유럽의 경우와 달리 신처럼 높이
군림하는 귀족 제도는 아니었습니다. 한국도 탐관오리가 있었고 착취를 일삼는 지주 계층들이
있었겠지만, 유럽처럼 엄청난 귀족 문화를 한국은 가지지 못 했습니다.
물론 한국 사람들이 더 착해서 그랬겠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선악의 칼날을 대지는 못 하겠지만,
현상적으로 한국은 유럽처럼 거대한 권력과 그로 인한 착취, 고도의 사치 문화가 있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유럽은 제국주의와 더불어 수세기 동안 번영을 누리면서 명품을 만들 수 있는 토양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하늘처럼 높은 권력이 있었고 그들이 가진 부는 극도의 사치한 명품들을 다양하게 생산하도록 해 줬지요.
또 그들은 제국주의에 기대어 세계에서 다양한 원료들을 저렴하게 들여올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유럽은 모든 면에서 탁월한 제품들을 일찍부터 만들어 세계 경제의 패권을 쥐었지요.
탁구
브랜드 이야기 하다가 왜 뜬금없이 유럽의 명품 얘기를 하는가, 의아해 하실 분들이 계시겠지요? 제가 항상 생각하는 것은 왜 한국에서는 그런 명품 브랜드가 없는가 하는 것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넥시는 명품 브랜드로서의 도약을 시도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선 역사적인 궤적을 보면 한국은 그런 장기간의 제품 라인업을 유지할 만한 역사적인 배경이 없었다는 것을 설명 드리는
것입니다. 물론 그것 말고도 많은 이유가 있지요. 예를
들면, 한국은 어린 송아지 가죽이 없습니다. 그래서
유럽처럼 부드럽고 손에 착 감기는 가죽 자체가 없지요. 유럽에서 들여 와서 제조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가죽을 잘 다루는 노하우 자체가 부재하니, 결국 단가 높은 유럽의 질 좋은 송아지 가죽을
가져와서 명품 가방을 만드는 것은 지난한 것입니다. 이처럼 여러 가지 현실적인 얘기들도 이 곳에 할
수 있습니다만, 이 얘기는 자르도록 하지요.
문제는
이러한 명품 브랜드들의 탄생지인 유럽은 브랜드 운영에 있어 여러 가지 프리미엄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 제품들이 그들 나름의 장인 정신으로 인정 받은 것에 비해 유럽 제품들은 이러한 유럽 프리미엄을 이용해서 비교적 손 쉽게 국제적
브랜드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말 열심히 제품에 대해 연구하고 좋은 제품을 제조한다기 보다
유럽이라는 프리미엄에 기대어 저렴한 가격에 이윤 높은 구조를 쉽게 만들고 그것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넥시의 탄생 배경에는 이러한 유럽 프리미엄을 한국의 신생 브랜드가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도 담겨 있습니다.
4. 넥시 브랜드의 정신
그래서 겁 없이 넥시 브랜드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최초 넥시 브랜드를 시작하면서 공장을 차리는 형태로 일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제조 마인드로는 국제적인 브랜드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과거 유럽 브랜드들이 세계적인 탁구 브랜드로 성장해 오는 과정을 지켜본 결과 제조에 치중하면 단 시간에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또한 과거 유수 브랜드들이 해 왔던 것처럼 수많은 샘플들 중에서 선택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넥시는 넥시만의 길을 가야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모든 제품을 넥시의 정신으로 설계하고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최초부터 모든 제품을 성공적으로 잘 만든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지요. 그러나 넥시의 경우는 탄생하기 전까지 상당한 사전 조사가 이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시장 진입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첫 해, 우려와는 달리 3천 자루 정도의 블레이드를 판매할 수 있었고 그것이 성공적인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최초 발매된 넥시의 1세대 제품들은 어떤 방식으로 제작 되었기에 성공적인 시장 입성이 가능했을까요?
우선 넥시가 초창기에 관심을 둔 것은 다른 브랜드가 하지 않고 있는 일들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브랜드마다 성장 전략이 다르겠지만, 넥시는 비슷한 분야에서 더 잘 만들 것을 목표로 하지 않았습니다. 똑 같은 분야에서 경쟁한다는 것은 결국은 저가 공세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저하의 길로 빠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것보다는 여타 브랜드에서 하지 않고 있는 분야를 먼저 공략하기를 원했습니다. 즉 더 나은 것을 만들려고 하기 보다는 새로운 것을 하려고 애를 쓴 것이지요.
그 결과 최초 시도된 블레이드들은 다 나름의 분명한 컬러를 가지고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한니발 : 히노키 카본 블레이드이지만 순수 목판처럼 보이는 설계
(중층 목재의 선별과 더불어 히노키 표층 두께를 높임으로 문제를 해결했지요. 지금은 프리모라츠 카본 블레이드도 넥시를 뒤따라 오는 것인지, ^^ 표층 두께가 두꺼워 졌지만 당시 일반적인 히노키 카본류들의 표층 두께는 현재보다 얇았습니다. 넥시에서는 여러 과정을 통해 표층 두께를 두껍게 함으로써 히노키의 감각을 더 강화하는 것이 카본류의 인위적 느낌을 상쇄하는데 좋은 효과를 보인다는 결론을 얻었구요, 지금도 한니발의 판매량이 꾸준한 것은 바로 거기서 정답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덱스터 : 히노키 순수 목판 중 가장 빠른 블레이드 지향
(히노키를 사용하되 가장 빠른 블레이드를 만들고 싶다는 것은 강력하게 넥시가 지향해야 할 목표였습니다. 당시 히노키 목재를 사용한 순수 5겹 합판 블레이드 자체가 거의 부재하던 상황에서 히노키를 사용한 오겹 합판 블레이드를 시도하면서 또 가장 빠른 블레이드를 만든다는 전략이 상당히 많은 분들에게 구미를 당겼죠. 그 결과 히노키 매니아분들이 빠른 스피드를 원할 때 지금도 덱스터는 표준적인 정답이 되고 있습니다.)
컬러 : 안정감 있는 연타형 히노키 5겹
(히노키 5겹 합판 블레이드가 많지 않았던 당시, 안정감 있는 연타형, 그리고 묵직한 드라이브 구질을 목표로 한 블레이드를 만든다는 것은 또 다른 타 브랜드가 가지고 있지 않은 빈틈이었습니다. 컬러는 감각 지향의 블레이드였으며 스피드 지향의 덱스터와 유사하지만 감각 지향이라는 또 다른 특징이 새로운 인기를 구가할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오스카 : 강력한 공격형 블레이드이나 정확한 수비력 가미
(강력한 공격형 블레이드를 만들고 싶은 욕구는 어느 브랜드에서나 있었겠지만 정확한 수비 능력을 그 이면에 가미하겠다고 생각하면서 블레이드를 만드는 경우는 거의 선례가 없었지요. 오스카는 초기부터 공격과 수비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는 넥시의 최초 욕구를 담고 출발했습니다. 이 오스카에 담긴 욕심이 후에 2세대 블레이드에 이르러서는 가변 반발력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지요.)
이상 4가지의 제품 이외에도 넥시의 초창기 제품들은 유럽 브랜드들이 구비하고 있지 못한 키소 히노키 소재를 사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단종된 테무진, 이스칸다르를 비롯하여 로렐에 이르기까지, 타 브랜드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만들겠다는 욕구는 다양한 라인업으로 추구 되었습니다.
5. 더 나은 것보다는 새로운 것, 남이 하지 않는 것
넥시의 정신 중 백미는 바로 better 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Better, 즉 더 나은 것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카피(copy)의 길로 갈 수 있다는 것이 제가 가지고 있던 우려였습니다. 지금도 타 브랜드들이 저희 넥시 제품과 비슷한 구성으로 여러 제품들을 찍어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아무리 노력해도 넥시가 가지고 있는 독특함을 흉내낼 수는 없지요. 그것은 카피로는 달성할 수 없는 세밀한 미세 조정의 영역까지 넥시 다움이 뼈에 새기듯 완벽하게 구현되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넥시의 슬로건으로 “탁구인의 즐거움”이라는 초기 문구에서 벗어나 Instinctive creation, 혹은 Creative Instinction 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번역하면 본능적인 창조, 혹은 창조적인 본능이라고 번역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즉 넥시가 가지고 있는 정신은 Creation 입니다. 그것을 위해서 넥시는 타 브랜드 제품을 연구하는 것을 매우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무슨 일만 나면 벤치 마킹부터 챙기는 한국 사람들의 일 관행을 넥시는 철저하게 배제해 왔습니다. 지나치게 깊이 타 제품을 연구하면 결국 그것이 넥시의 새로움을 헤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항상 가져 왔지요.
그래서 지금도 넥시의 제품 라인업은 트렌디하지 않습니다. 타 업체가 다 이렇게 갈 때 넥시는 그것과 상관 없는 길을 가지요.
일례를 들면 카나프 블레이드가 그렇습니다. 넥시는 스티가가 블레이드 크기를 줄일 때 블레이드 크기를 늘리는 모험을 감행합니다. 이것은 그냥 흥이 나서, 아니면 딴지를 걸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확한 이론적, 또 경험적 근거를 가지고 진행하는 것입니다.
카나프 블레이드는 폴리공 시대를 염두에 두고 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폴리공 시대는 공의 회전량 보다는 스피드와 정확한 반구 능력에 많은 초점이 모아지게 된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특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현재로서는 여러 임상 실험을 거쳐 블레이드의 크기가 소폭 증가하는 것이 안정적 스매싱 플레이를 도와 준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예를 들면 스매시 위주의 플레이를 하는 숏핌플용 일펜 블레이드를 보면 블레이드면이 둥글고 넓지요? 그것은 안정감 있는 스윗 스팟을 가지는 것이 스매시 전형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매우 근소한 1-2mm의 차이이지만, 카나프 블레이드는 스매시 공격력을 강화 하였고 그 특성은 실제 폴리공을 사용한 게임에서 쉽게 증명될 것입니다. (이 부분은 후에서 다시 정확한 내용을 가미하겠습니다.^^)
6.
카나프와 장자, 그리고
그늘
저는 대학교 탁구 동아리 출신입니다. 저희 동아리에는 예전에 잡기장이 비치되어 있었지요. 그때만 해도 컴퓨터도 드물었고 커뮤니티라는 것은 나우누리, 천리안도 미처 없던 시절이라, 동아리 내의 대소사들은 그 잡기장을 통해 주로 나눠 졌습니다.
어느 날 그 잡기장에 동아리 선배 한 분이 이런 글을 남기졌지요. 글 내용은 다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략 이러합니다.
중국에 어떤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은 자신의 그림자를 두려워 하였다. 그래서 그림자를 자기 몸에서 떼어 내기를 원했다. 그러나 그림자는 그가 어디로 가던지 그를 따라 왔다. 그는 그림자를 피해 더 빨리 몸을 움직였지만, 그가 빨리 움직이면 그림자도 더 빨리 움직이는 것이다.
장자는 그를 보고 이렇게 말해 주었다.
“저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로 들어가서 쉬시지 그래요? 그러면 당신도 쉬고 그림자도 쉴 텐데요”
짤막한 이야기였지만 이 이야기가 남기는 여운은 무척 길었습니다. 사실 대학교 때나 지금이나 바람 앞에 촛농 흘리면서 애타게 타오르는 불꽃처럼, 그렇게 숨가쁘게만 살아 왔지, 그늘 아래 들어가서 쉰다는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이 이야기를 읽고 나서 저는 그림자에 대해서 오래도록 생각에 잠겼답니다.
햇볕 아래서는 부지런히 발을 놀리지만 더 큰 그림자 밑에 들어가면 형체가 없어지는 그림자, 어쩌면 그림자는 제 혼자 몸으로 다니려 하기 때문에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지요. 만약 큰 나무 그늘 아래 들어가면 정말 몸 부지런히 움직일 이유가 없잖아요?
정말 정말 뜬금 없어 보이는 얘기를 하나 털어 놓아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카나프”(kanaph) 라는 이름은 블레이드 이름으로 최초 기획된 이름이 아닙니다. 카나프는 사실 자전거 브랜드에요.
탁구닷컴의 모회사가 되는 겟투겟닷컴은 탁구 사업부 외에 자전거 사업부를 지난 해에 신설하고 현재는 두 개의 사업부를 운영 중입니다. 갑자기 왠 자전거인가, 의아해 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사실 제가 처음 탁구사업을 시작할 때도 상당히 비슷했지요.
그 당시만 해도 탁구계는 일본계 회사 2,3개가 용품계를 섭렵하고 (특히 B사의 점유율이 막대했지요.) 국내 업체들은 탁구대와 공 부분을 꽉 잡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갑작스런 탁구닷컴의 등장은 탁구계에서 예상치 못 했던 일이지요. 지난 이야기지만, 그 당시 제가 선수 출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족보를 찾지 못해 다들 어리둥절 했다고 하네요. 탁구닷컴을 무너뜨리려는 여러 시도들이 있었고 정말 위기도 많이 겪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탁구용품 사업을 시작한 것은 저 나름의 분명한 방향성과 하고 싶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시작 하기 전에 대략 3년 정도 다각도로 연구 했었구요.
지금 자전거 업계에 진출한 카나프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저는 알게 모르게 계속 연구해 왔지만 자전거 업계에서는 저를 전혀 모르는 입장이기 때문에 족보 파악이 안 되는 거에요. 더군다나 좋은 자전거 브랜드들은 이미 선점된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 진입도 용이하지 않았구요. 하지만 카나프 닷컴 (www.kanaph.com) 은 시작 되었고, 이제 주력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는 자전거 모델 개발도 상당 수준 진행이 되었습니다. 특히 로드 자전거 휠셋은 독자 모델로서 서서히 인정을 받고 있구요, 보쉬 모터를 사용한 전기 자전거도 곧 정상화 될 계획입니다. (혹시 탁구인 중에서 자전거 타시는 분들도 계신가요? ^^)
그런데 카나프 회사를 시작할 때 제 머리 속에는 이런 고민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자전거 회사를 설립하는데 어떤 이름으로 할 것인가? 기존의 자전거 업체와는 분명히 구별 되면서도 기술적 이미지와 힘을 담은 어떤 좋은 이름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때 떠오른 것이 바로 이 그림자였습니다. 저는 그늘 아래 쉬고 있는 그림자가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늘 아래 들어가면 자신의 존재 자체가 큰 그늘과 합쳐 지기 때문에 완벽한 쉼이 되지 않는가 생각한 것이지요. 즉 우리의 존재가 무한함 속에 담기는 것, 그것이 곧 그늘 아래 담긴 그림자의 이미지에 투영된 것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많은 부분에서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아 왔지만, 제 삶도 결코 제 노력만으로 지금까지 지탱되어 온 것은 아닙니다. 탁구닷컴 역시 제가 잘 해서 잘 되어 온 것도 아니구요, 제 스스로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 제 삶을 돌이켜 보면 저의 노력과 도전도 있었지만 결국 고백할 수 있는 것은 내 삶은 곧 “은혜”의 삶이었다는 것입니다. 이 은혜의 측면이 없었던 들, 과연 지금의 탁구닷컴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탁구닷컴과 경쟁 중인 다른 회사에서는 사실 이 부분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저희 회사의 제품으로 덤핑을 하고 저희 회사에 대한 비방을 하는 행동들이 결국은 자신들에게 자승자박이 되는 경우가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러한 행동들은 자기 힘만으로 상대방을 이겨 보겠다는 의지의 산물이기 때문에 결국은 큰 실효가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탁구닷컴은 그런 인간적인 의지와 노력만으로 시장에서 살아 남으려고 아둥바둥 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여러분들 중에서는 신의 존재를 믿는 분들도 계시겠고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신의 존재 여부를 떠나서 이 우주 속에 나 혼자의 힘으로 잘 해 보겠다고 하는 것과, 우주의 흐름 속에 순행하면서 그 흐름에 맡겨 은혜 속에 살아가는 것에 큰 차이가 있으리라는 것은 짐작하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인간인지라 화가 날 때도 있고 속 터질 일들도 있고 했지만, 그래도 항상 마음 속에 품어오던 생각은 내 삶은 곧 은혜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큰 그늘 아래 그림자를 쉬게 하는 이미지를 회사 이름에 담고자 했습니다. 그것이 곧 저의 삶이고 또한 저희 회사들이 앞으로도 살아가는 모습이 되리라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때 떠오른 성경 구절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이여 주의 인자하심이 어찌 그리 보배로우신지요 사람들이 주의 날개 그늘 아래에 피하나이다” (시편 36편 7절)
갑자기 탁구 커뮤니티에 종교적인 내용을 올려서 죄송합니다. 더군다나 요즘은 기독교에 대한 비판이 많은 때여서 조심스러운 면도 많이 있네요. 그러나 지금은 브랜드의 시작에 대한 글을 써나가면서 결국은 경영자로서의 제 개인적인 생각들을 적어 나가야 할 시점이므로 어쩔 수 없이 좀 적어 봅니다. 저는 기독교인이지만 배타적인 기독교의 관행에 대해서는 다소 반성하는 입장에 있으므로 종교 편향적 시선으로 봐 주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여기 구절에 등장하는 “날개 그늘 아래”라는 표현이 어떻게 보면 제 삶을 가장 잘 담아 내는 표현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곧 제가 회사를 운영하는 중요한 원칙이기도 하구요.
자기 노력으로 열심히 해서 안 되면 상대방에게 해를 입히더라도 어떻게든 극복해 보려고 악착같이 노력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한국 사람들의 특성이잖아요? 사실 그것이 어느 나라에서든 한국 사람들이 성공적인 삶을 살아 가게 되는 원인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앞으로는 그렇게 살아가지 않으면 좋겠어요. 즉 우리의 노력만으로 아둥바둥 살지 않고 하늘로부터 오는 은혜 속에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받은 은혜를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면서 살아가면 더 좋겠구요.
얼마 전에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캄보디아에 며칠 다녀 왔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매일 매일이 찜질방 같은 더위 속에 신발도 없이 언제 감았을지 까마득한 냄새 나는 머리에 비쩍 마른 어린이들을 만나면서 참 마음이 아프고 짠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에게 주어진 은혜는 나눔을 위한 은혜 아닐까요?
그 아이들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돌아 왔지요. 이런 것은 안 되어야 하겠지요? 우리가 더 사치하게 살기 위해서 양심의 가책을 덜기 위한 그런 최소한의 자선 같은 것 말이지요. 물론 그런 자선에도 사람을 살리는 힘이야 있겠지만, 그것은 결국 남을 위한 것이 아니고 자신의 사치함을 꺼리낌 없이 누리기 위한 이기적인 것이니 말이지요.
그래서 이 은혜의 삶이란 위로부터 공급 받음과 더불어 이웃에게 나눔을 복합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제 삶과 또 회사의 경영에 중요한 원칙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날개 그늘 아래” 라는 표현에 등장하는 “그늘”을 성경 원문인 히브리어로 찾아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그것이 “카나프” 더라구요. 부지런히 찾아서 www.kanaph.com 이라는 도메인도 사구요, 그리고 상표권도 지난 주일 최종적으로 받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7kg 대의 접이식 카본 자전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구요…. ^^ 자전거 얘기는 이곳에 적절하지 않으니 패스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카나프라는 것이 어떤 정신을 담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탁구인들에게 탁구닷컴이 자전거라는 새로운 사업 분야로 외도를 하고 있다고 보일 수 있어서 그것을 공개하지 않고 쉬쉬 할까도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영 탁구닷컴의 기본 정신과 안 맞는 일인 것 같아요. 탁구닷컴이 돈 벌어서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는 회사라면 회사 규모가 커져서 사업부를 늘렸다는 것이 시기도 받고 또 경계도 될 일이지만, 어차피 회사의 운영 형태가 그런 것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니 감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 최초 글을 시작하면서 적었던 이야기들 있지요? 왜 우리는 유럽 프리미엄을 극복하지 못 하는가 하는 문제 말이지요. 그것이 어떻게 보면 자전거 사업을 시작하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어요. 유럽처럼 오랜 역사와 큰 자본은 없다고 해도 실력과 창의력으로 덤벼 들면, 한국이라고 못할 것이 없다는 오기가 발동했다는 얘기입니다.
카나프는 카본 전문 자전거 브랜드입니다. 알루미늄 소재에 대해서는 관심이 덜 해요. 그동안 꾸준히 연구해 온 것이 바로 카본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다 공개할 이유는 없지만, 사실 카본 소재에 대해 연구해 온 것이 넥시의 카본 블레이드가 뭔가 달라 보이는 또 하나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카본도 원사의 차이에 따라, 직조 방식에 따라, 그 무게감과 두께, 타구 감각등이 다양해 지거든요. 그것을 그냥 단순히 소프트 카본, 하드 카본으로 구분하는 것은 그만큼 타 업체들이 카본 자체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하지요. 넥시에서 제작하는 카본 블레이드들은 세밀하게 셋팅된 특유의 카본 재질들입니다. 똑 같지가 않지요. 그래서 더 자연스러운 타구감, 뒤지지 않는 속도감과 파워 등을 동시에 가지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정신을 담아, 한 마디로 정의하면 은혜 속에 살고 은혜를 흘러 보내는, 그런 삶을 살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카나프닷컴(kanaph.com)이라는 자전거 회사를 시작하게 되었고, 또 카나프라는 블레이드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카나프의 로고를 보면 두 개의 날개가 있습니다.
바깥쪽 날개는 잘 사는 나라, 서구 국가들에 뒤지지 않고 날개짓 하며 뻗어 나가는 세계적
브랜드가 되겠다는 열망과 함께, 은혜를 바깥으로 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구요, 안쪽 날개는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은혜의 날개 그늘 아래 머물겠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즉 바깥 날개는 성장,
안쪽 날개는 보호하심의 의미를 담고 있고, 바깥 날개는 은혜를 나눔, 안쪽 날개는
은혜를 받음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7. 폴리공
시대를 맞은 첫 대응책, 카나프
블레이드
폴리공이 등장하면서 용품계에 변화가 예상됩니다. 그러나 그 변화가 어떤 흐름으로 이어질 지는 아무도 섣불리 예측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 변화는 있을 것입니다.
스피드 글루잉이 금지되고 수성 글루가 등장하면서 탁구계에 많은 변화들이 있었지요. 우선 러버의 혁명적인 발전이 시작되었구요, 과거 인기를 누리던 고탄성 계열의 러버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현재의 러버들은 과거와 달리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블레이드들의 경우는 표면층이 강화 되어 수성글루로 인한 라켓 표면층 파괴를 막는 방향으로 상당한 변화가 진행되었습니다. 스티가에서도 표면층 소재를 바꿈으로 단단한 소재가 새롭게 등장하는 일이 해마다 일어 나고 있구요, 또 표면층 가공 방법이 정밀화 되어 이제는 러버에 부스러기가 딸려 붙어 표면층이 일어 나는 일도 거의 없어졌지요. 또 블레이드의 스피드가 향상되어 과거 올라운드 전형의 블레이드들이 거의 전멸하다시피 하고 Off 특성의 블레이드들이 시장에 보편화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의 변화는 그래도 어느 정도 예상이 되는 일들이었습니다. 용품 개발 업체들이 수성 글루에 대해서 미리 준비하고 대응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지요. 왜냐하면 수성 글루 자체가 출시 전부터 광범위하게 각 업체들에게 획득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폴리공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중국 선수들 이외에는 폴리공으로 테스트하면서 무엇이 달라지게 될 것인지를 예측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용품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업체들이 없었습니다. 또한 최종 폴리공의 형태가 무엇이 될 지도 계속해서 미지수로 남아 있었지요.
폴리공이 시장에 왜 등장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형태로 ITTF와 중국 내 생산 업체들 간에 진행이 되었는지, 그리고 지금 왜 두 가지 형태의 폴리공이 나오게 되었는지 (이음매가 있는 것과 없는 것) 등등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 업체도 별로 없다 보니, 국내외 커뮤니티들에서는 근거 없는 추측도 많았고 용품 개발 업체들도 그런 와중에 혼란을 많이 겪어 왔던 것 같습니다.
대형 브랜드들은 또 대형 브랜드들 나름으로 최종 형태의 제품이 무엇이 될 것인지, 그것에 맞추어서 어떤 형태로 제품을 최종 셋팅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이 많았겠지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보면 폴리공에 맞추어서 전체 제품군이 전면 개편되는 브랜드는 현재 넥시를 제외하고는 없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넥시의 제품군 개발 방향은 아래와 같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블레이드 :
랠리의 안정성을 늘리는 것이 폴리공 시대를 맞아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음매가 있는 공들 중 상당수의 공들은 속도가 없는 서브를 리시브할 때 공이 뚝뚝 떨어지는 느낌을 받을 것이고 또 랠리 중 공 궤적이 생각보다 낮게 떨어지는 현상들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감각적으로는 이전 공과 비슷하지만 실제 궤적에 있어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이지요. 그것은 기본적으로 바운드가 낮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반면 넥시의 공은 기존 공과 거의 차이가 없는 바운드를 특징으로 합니다. 그래서 회전량은 미세한 차이가 있어도 기본적인 공의 퍼포먼스 자체가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훨씬 더 편안한 느낌을 가질 것입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회전량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랠리의 안정성과 스매시로 승부하는 확률이 높아질 것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측면을 고려해서 넥시의 블레이드는 아래와 같은 방향을 추구하게 됩니다.
스윗 스팟의 확장 :
랠리의 안정성, 끈질긴 연타를 보장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넓은 스윗 스팟을 가져 가는 것입니다. 이것을 위해서 여러 가지 실험한 끝에 블레이드 면을 미세하게 더 넓혔습니다. 실제 1~2mm의 차이지만 플레이에서 느끼는 안정감의 향상은 매우 놀랍습니다. 이러한 스윗 스팟의 확장은 연달아 출시될 카나프, 체데크, 젤롯의 세 블레이드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또 카본층 등을 사용한 스윗 스팟 전체의 밸런스 조정도 가미됩니다.
감각 극대화 :
블레이드 셋팅에 있어 연타 능력을 늘려 간다는 것과 감각을 극대화 한다는 것은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감각이 좋지 않으면 연타를 이어갈 수 없습니다. 넥시에서는 카본 등 특수 소재의 최종 선정에 있어서도 감각의 측면을 고려한 미세 조정을 진행하였으며 특히 카나프의 경우는 명료하면서도 부드러움을 잃지 않는 세밀한 감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블레이드의 경량화 기조 유지 :
앞으로 공을 더 빨리 보내기 위한 러버 속도 향상의 경향성은 지속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즉 ITTF가 공을 더 느리게 만들어서 랠리를 더 길게 가져가도록 노력하는 반면 (랠리가 길어야 탁구 인구가 늘어갈 것이라는 점은 공감하시죠?), 용품 업체들은 지속적으로 러버 스피디를 높이기 위해서 노력할 것입니다. 얼마 전에 ITTF에서는 러버 두께를 4mm를 초과하여 허용하는 문제에 대해 제게 의견을 물은 적이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두께를 변경하도록 허용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답변으로 받은 내용에는 러버 두께 변경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장기적인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즉 앞으로 러버가 더 무거워 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지요. 아무튼, 이런 러버의 변화들을 고려할 때 블레이드의 경량화는 넥시가 지속적으로 가져가야 할 시대적 과제인 것 같습니다. 카나프도 이런 경향 속에 탄생하였습니다.
러버 :
러버는 평면 러버, 숏핌플, 롱핌플, OX 등 각 러버마다 세부적인 설명을 붙일 것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본 글이 카나프 블레이드에 대한 소개글이므로 세세한 소개를 이곳에 적지는 않겠습니다.
일단 드리고 싶은 말씀은 공 길이가 짧아지는 단점을 가진 이음매 있는 다수 공들과, 공 길이가 짧아 지지 않는 넥시 공으로 두 가지 형태의 공이 공급되더라도, 두 공이 다 회전량 자체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과거에 비해 러버가 보다 더 깊이 공을 잡아 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과거에 비해 러버의 개발 방향이 깊이 잡아 주는 형태에 더 주목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은 모든 러버가 다 그렇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일례로 탁구닷컴에서는 에볼루션 MX-P보다 더 하드한 (고경도의) 러버를 티바에 특주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강력한 드라이브 한방을 지향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공의 회전량이 줄어든 만큼을 보상할 수 있는 순간적 임팩트에 더 강력한 목마름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일부 동호인들은 더 고경도의 러버를 향해 움직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반면에 상당수의 동호인들은 현재보다 더 잡아 주는 형태의 퍼포먼스를 가진 러버들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넥시의 데미안 플러스 (Demian +), 카이로스 플러스 (Kairos +) 등의 러버들은 스폰지의 변경을 통해 단순한 경도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어떻게 하면 더 공을 깊이 머금었다가 빠르게 되 쏘느냐에 집중하게 됩니다. 이러한 특성이 실제 폴리공을 사용한 시합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입니다.
반면 OX 러버의 경우는 우블링 효과가 줄어든 현재의 상황에서 그동안 누려 오던 OX 러버의 우블링 효과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로 등장한 상태이지요. 그대로 방치하면 전형 자체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넥시에서는 기존 러버보다 더 강화된 우블링 기능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러버와 블레이드의 개발 방향이 전환함에 따라 카나프 블레이드도 아래와 같은 특성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카나프 블레이드는 폴리공 시대를 맞아 연타의 안정성을 최대한 추구합니다. 그러므로 다소 늘어난 블레이드 면, 최고급 카본층 사용 등을 통해 스윗 스팟을 기존 블레이드들보다 향상시켰습니다. 이러한 기능적 변화는 연타의 안정성과 더불어 수비시 블로킹의 정확도를 높여줄 것이며, 상대방의 강력한 스매시를 자신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반구하는 데 큰 잇점이 있을 것입니다. 즉 스피드 위주의 랠리에서 공 한두 개를 더 받아 넘기도록 하고 브로킹의 안정성을 크게 높여 줄 수 있으리라는 것입니다.
또한 히노키 표면층을 사용한다는 점에서도 여러 가지 시사하는 면이 있습니다. 과거 한국의 탁구인들은 히노키 일펜에 중독되다시피 한 상태였고, 자연스럽게 쉐이크 핸드 블레이드들도 히노키 표면층을 가진 블레이드들이 시장을 섭렵하였습니다. 그러나 차츰 쉐이크 핸드 블레이드들의 경우는 히노키 표면층에서부터 벗어나기 시작했고, 지금은 히노키 표층 블레이드들의 점유율이 상당히 낮아졌지요.
그런데 고급 히노키 소재가 가지는 여러 잇점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우선 감각적인 면에서 히노키가 가진 우수성이 있으며 공 끌림의 측면, 그리고 블로킹의 각도나 드라이브의 궤적 면에서도 히노키 표면층은 타 소재와는 다른 분명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넥시는 그러한 면을 고려하여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폴리공 시대에 어떻게 유지해 갈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 왔습니다. 그러한 특수한 감각을 폴리공 시대에도 이어가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적절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런 면에서 카나프는 한니발과 오스카, 아리랑, 잉카로 이어지는 히노키 특수소재 블레이드들의 연장선 상에 있으면서 폴리공 시대를 맞은 독특한 특성들을 가미한 블레이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블레이드의 구성면에 있어서는 넥시의 3세대 블레이드들과 궤를 같이 하며 중심층은 버닝 처리가 된 목재를 사용하지만 표면층은 자연 그대로의 원목을 사용하여 기능과 감각을 구분하였으며 3세대 블레이드들이 추구하고 있는 균형감 극대화의 경향성을 이어 받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매우 뛰어난 속도감을 지향하고 있으되 감각과 밸런스는 올라운드형 블레이드들이 자랑하는 최고 수준의 감각과 밸런스를 동시에 담아 내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블레이드의 두께는 이러한 전체적인 특성을 고려할 때 두꺼워 질 수가 없겠지요? 현재 카나프에 구현된 속도감과 안정성을 고려하면, 감히 극박이라는 표현을 써도 무방할 만큼 충분히 얇습니다. 이것은 블레이드의 경량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또 다른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크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제 카나프 블레이드가 시장에 출시 됩니다.
넥시가 제시한 해법이 정말 폴리공 시대에 들어 맞는 적절한 것이 될 것인가, 많은 분들의 관심이 쏟아 지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어리둥절한 채 뒷짐지고 있으면서 주변 상황을 보다 적절한 시기에 편승하는 것은 넥시의 기본 이념과는 너무도 안 맞습니다. 오답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넥시 다움, 새로움을 향해 넥시는 큰 걸음을 내딛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품명 및 모델명 | Kanaph CP | 크기/중량 | 헤드크기 161 X 149mm (+/- 1mm) |
|---|---|---|---|
| 색상 | Wood color | 재질 | 3 Wood + 2 Carbon |
| 제품 구성 | 블레이드 1개 | 동일모델의 출시년월 | 2014.8 |
| 제조자/수입자 | 은하/겟투겟닷컴 | 제조국 | 중국 |
| 상품별 세부 사양 | 상세페이지 기입 | 품질보증기준 |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름 |
| A/S 책임자와 전화번호 | 겟투겟닷컴/032-657-80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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